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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사지육신 멀쩡하고, 아무 일 없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긴데 그걸 모르고 평범한 날들이 하찮은 날들인 줄 알고 느그 엄마가 쓰지 않는 그 수많은 일기장 속에는 그래, 소중한 평범한 날들이 많았기 때문인기라. 미움이란 놈이 얼마나 무서운 놈인 줄 아나. 미움이란 기 남을 향한 게 아니더라. 내 살을 찌르고 깎아 먹으면서 크더라. 좋은 것만, 이쁜 것만 보면서 살거라. 연극 <안녕, 말판씨> 중
2025년 끝자락에서 펼친 일기장은 바람에 나풀대는 가벼운 노트 같다. 매일 적겠다던 다짐은 바쁜 하루에 밀려 자주 흩어졌고, 기록은 주말의 모퉁이에서 겨우 숨을 잇곤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했다. 그러나 얇은 일기장은 내가 하찮다고 지나쳤던 날들이 사실은 조용히 빛나던 순간들이었음을 말없이 증명한다. 작은 기쁨, 스쳐 간 고민, 미처 붙잡지 못한 감정들이 일기장 결 사이에 희미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비록 성실하진 못했지만, 한 해의 온기를 간직한 이 일기장은 나에게 속삭인다. "너는 충분히 살았고, 느껴 왔으며, 일기가 얇다는 건 하찮은 특 릴게임종류 별한 날이 많았기 때문일 거라고."
표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2/551744-1PikkrB/20251202175010708cmjt.jpg" data-org-width="650" dm 검증완료릴게임 cf-mid="9HvUF8KpH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2/551744-1PikkrB/20251202175010708cmj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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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경청> 표지.
김혜진의 소설 <경청>은 한 사람이 세상의 소음 속에서 서서히 잃어가던 목소리를 되찾는 이야기다. 전 국민에게 사랑받던 심리상담 전문가였던 주인공 임해수는 상담사로 활동하던 중, TV 방송에서 던진 한마디로 인해 배우 박정기의 극단적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선택에 간접적으로 연루되며 사회적 비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박정기라는 배우가 촬영장에서 동료 배우와 시비가 붙은 영상이 공개되고 그 배우 주변인들의 피해 증언과 폭로가 이어지는 일이 있었다. 해수가 방송에서 '배우 자신이 초래한 일이기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고려해도 이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는 말을 하게 되고, 그 일로 당사자인 배우가 자살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해수는 대중에게 온갖 비난과 악플을 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방송 대본대로 읽었던 말이 되레 그녀를 죄인으로 세우고, 곁을 지탱하던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가며 해수의 삶은 빈집처럼 쓸쓸해진다. 상담센터의 따뜻한 조명도, 남편과의 결혼생활도, 친구의 웃음도 먼 과거처럼 희미해진 채 그녀는 스스로 숨기듯 세상과 거리를 둔다. 하지만, 고요 속에서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 것은 타인의 고통이 아니라, 그동안 외면해 온 자신의 내면이다. <경청>은 말의 무게와 침묵의 깊이를 통과해 인간이 어떻게 다시 자신에게로 귀를 기울이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세상 사람들의 비난은 바람처럼 불어와 해수를 흔들었고, 일상은 금이 간 유리컵처럼 손끝에서 서서히 부서졌다. "말로 사람을 살리는 상담사"가 아닌 "말로 사람을 죽인 가해자"가 되어버린 해수는 깊은 죄책감과 자기 부정 속에서 무너져 간다. 그때 해수를 붙들어 준 이는 다름 아닌 그녀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세상을 바꿀 만한 해답을 제시한 것도, 딸의 상처를 단숨에 치유해 준 것도 아니었다. 다만, 곁에서 온몸으로 들어주고, 딸의 고통을 함께 품어 주었다.
"얘야, 해수야, 해가 좋은 날엔 나가서 많이 걸어라. 뭐든 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 세상을 미워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야."(p.118)
그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해수의 고통을 끝까지 들어주고 감싸 안은 경청의 다른 모습이었다. 연극 <안녕, 말판씨>의 대사가 겹쳐 떠올랐던 것은 그 이유였다. 상처 속에서도 미움 대신 세상과 화해하며 살아가라는, 딸의 아픔을 따뜻한 마음으로 어루만져 주는 사랑의 언어였기 때문이었다.
소설 <경청>은 상담이란 무엇인지, '듣는다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이야기이다. 해수는 한마디 말의 파문 속에서 삶이 무너지고, 말을 생업으로 삼던 사람으로서 더는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침묵의 시간을 맞는다. 그러나 그 적막의 틈에서 그녀를 다시 세상과 이어 준 존재가 초등학생 세이였다. 학교에서 억울한 괴롭힘과 왕따 끝에 폭발해버린 소녀 세이는 마음을 닫은 채 혼자 버티고 있었고, 해수 역시 세상을 등진 채 깊은 어둠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 듯 말을 건넸고, 해수는 세이에게 먼저 사과의 말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 주며 마음을 다독였다. 마지막에 "준비됐어?"라는 해수의 물음에 세이가 망설임 없이 "전 아까부터 준비됐는데요"라고 답하는 순간, 말과 마음이 정확히 이어지는 '경청'의 순간이 완성된다.
상담의 '담(談)'이 두 개의 불(火)이 서로 밝히는 글자인 것처럼, 상담은 서로 마음이 마주 닿을 때 비로소 온기를 만든다. 해수는 세이, 그리고 고양이 순무와의 조용한 교감을 통해 다시금 말의 온도를 회복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들어줄 때, 그 작은 불씨는 다시 살아나 따뜻한 불꽃이 되고, 해수는 그 불빛을 따라 상담사라는 자리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 결국, 이 소설은 '듣는다'는 것이 귀가 아니라 마음을 기울이는 행위이며, 그 순간 서로 어둠 속에서 길을 비춰 주는 가장 인간적인 연대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잔잔하게 일깨워 준다.
2학기 공통국어 수행평가로 '자신의 고민을 적고 위로하는 시 처방전 쓰기'를 했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담은 사연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김선우의 청소년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을 읽게 하였다. 시집 중 자신의 고민과 관련된 시 한 편을 선정한 후 필사해 보고 선정한 이유를 제시하고 자신의 고민을 위로하는 글을 쓰도록 하였다. '시 처방전' 수행평가는 뜻밖에 교사인 나에게 더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마음속 응어리를 조심스레 꺼내 놓았다. 진로 앞에서 흔들리는 불안, 성적의 굴레에 갇힌 답답함, 친구와의 어긋난 마음, 가족과 부딪히며 생긴 상처까지, 수행평가지 위에 놓인 글자들은 작은 떨림을 품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그 떨림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아이들의 말을 재빨리 끊고 정답처럼 보이는 길을 제시하던 선생이었다. 귀는 열려 있었지만 마음은 굳어 있었음을, 그들의 이야기 앞에서 나는 얼마나 자주 눈을 돌렸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넓은 세계를 품고 있으며,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귀 기울여 들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고른 시 한 편을 필사하며 자신의 상처를 털어놓는 모습을 보며, 시는 그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등불 옆에서 조용히 깨달았다. 경청은 단순히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이 떨리는 결을 온몸으로 느끼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의 솔직한 글은 마른 잎 흔들리는 소리처럼 미세했지만, 그 속에는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삶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이제 나는 교사로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학생이 문을 두드리면 그 문을 활짝 열어 주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먼저 품어 주는 사람이 되리라. 그들의 말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귀뿐 아니라 마음 까지 낮은 자리에서 귀 기울이며 듣는 사람이 되리라. 이 수행평가는 아이들에게 주어진 평가가 아니라, 나에게 건네진 가장 따뜻한 처방전이었다.
<추천하고 싶은 영화>
<딸에 대하여>(2024년 9월 개봉, 이미랑 감독, 오민애 주연)
<경아의 딸>(2022년 6월 개봉, 김정은 감독, 김정영 주연)
<추천하고 싶은 책>
김혜진 소설 <딸에 대하여>(2017년 출간, 민음사)
김영아 에세이 <십대라는 이름의 외계인>(2012년 출간, 라이스메이커)
/서헌 창녕 영산고 교사
☞ 필자는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약한 존재이지만 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장 강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임을 인식하는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이해하는 '문학',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살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들여다보는 '역사'를 꾸준한 책읽기를 통해 심어주자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기자 admin@gamemong.info
2025년 끝자락에서 펼친 일기장은 바람에 나풀대는 가벼운 노트 같다. 매일 적겠다던 다짐은 바쁜 하루에 밀려 자주 흩어졌고, 기록은 주말의 모퉁이에서 겨우 숨을 잇곤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했다. 그러나 얇은 일기장은 내가 하찮다고 지나쳤던 날들이 사실은 조용히 빛나던 순간들이었음을 말없이 증명한다. 작은 기쁨, 스쳐 간 고민, 미처 붙잡지 못한 감정들이 일기장 결 사이에 희미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 비록 성실하진 못했지만, 한 해의 온기를 간직한 이 일기장은 나에게 속삭인다. "너는 충분히 살았고, 느껴 왔으며, 일기가 얇다는 건 하찮은 특 릴게임종류 별한 날이 많았기 때문일 거라고."
표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02/551744-1PikkrB/20251202175010708cmjt.jpg" data-org-width="650" dm 검증완료릴게임 cf-mid="9HvUF8KpH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2/551744-1PikkrB/20251202175010708cmj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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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경청> 표지.
김혜진의 소설 <경청>은 한 사람이 세상의 소음 속에서 서서히 잃어가던 목소리를 되찾는 이야기다. 전 국민에게 사랑받던 심리상담 전문가였던 주인공 임해수는 상담사로 활동하던 중, TV 방송에서 던진 한마디로 인해 배우 박정기의 극단적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선택에 간접적으로 연루되며 사회적 비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박정기라는 배우가 촬영장에서 동료 배우와 시비가 붙은 영상이 공개되고 그 배우 주변인들의 피해 증언과 폭로가 이어지는 일이 있었다. 해수가 방송에서 '배우 자신이 초래한 일이기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고려해도 이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는 말을 하게 되고, 그 일로 당사자인 배우가 자살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해수는 대중에게 온갖 비난과 악플을 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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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의 비난은 바람처럼 불어와 해수를 흔들었고, 일상은 금이 간 유리컵처럼 손끝에서 서서히 부서졌다. "말로 사람을 살리는 상담사"가 아닌 "말로 사람을 죽인 가해자"가 되어버린 해수는 깊은 죄책감과 자기 부정 속에서 무너져 간다. 그때 해수를 붙들어 준 이는 다름 아닌 그녀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세상을 바꿀 만한 해답을 제시한 것도, 딸의 상처를 단숨에 치유해 준 것도 아니었다. 다만, 곁에서 온몸으로 들어주고, 딸의 고통을 함께 품어 주었다.
"얘야, 해수야, 해가 좋은 날엔 나가서 많이 걸어라. 뭐든 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 세상을 미워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야."(p.118)
그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해수의 고통을 끝까지 들어주고 감싸 안은 경청의 다른 모습이었다. 연극 <안녕, 말판씨>의 대사가 겹쳐 떠올랐던 것은 그 이유였다. 상처 속에서도 미움 대신 세상과 화해하며 살아가라는, 딸의 아픔을 따뜻한 마음으로 어루만져 주는 사랑의 언어였기 때문이었다.
소설 <경청>은 상담이란 무엇인지, '듣는다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이야기이다. 해수는 한마디 말의 파문 속에서 삶이 무너지고, 말을 생업으로 삼던 사람으로서 더는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침묵의 시간을 맞는다. 그러나 그 적막의 틈에서 그녀를 다시 세상과 이어 준 존재가 초등학생 세이였다. 학교에서 억울한 괴롭힘과 왕따 끝에 폭발해버린 소녀 세이는 마음을 닫은 채 혼자 버티고 있었고, 해수 역시 세상을 등진 채 깊은 어둠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 듯 말을 건넸고, 해수는 세이에게 먼저 사과의 말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 주며 마음을 다독였다. 마지막에 "준비됐어?"라는 해수의 물음에 세이가 망설임 없이 "전 아까부터 준비됐는데요"라고 답하는 순간, 말과 마음이 정확히 이어지는 '경청'의 순간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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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공통국어 수행평가로 '자신의 고민을 적고 위로하는 시 처방전 쓰기'를 했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담은 사연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김선우의 청소년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을 읽게 하였다. 시집 중 자신의 고민과 관련된 시 한 편을 선정한 후 필사해 보고 선정한 이유를 제시하고 자신의 고민을 위로하는 글을 쓰도록 하였다. '시 처방전' 수행평가는 뜻밖에 교사인 나에게 더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마음속 응어리를 조심스레 꺼내 놓았다. 진로 앞에서 흔들리는 불안, 성적의 굴레에 갇힌 답답함, 친구와의 어긋난 마음, 가족과 부딪히며 생긴 상처까지, 수행평가지 위에 놓인 글자들은 작은 떨림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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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고 싶은 영화>
<딸에 대하여>(2024년 9월 개봉, 이미랑 감독, 오민애 주연)
<경아의 딸>(2022년 6월 개봉, 김정은 감독, 김정영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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