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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담

명주동 골목을 시나미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풍경
골목 구석구석에 숨겨진 아름다운 글귀를 소개합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시집 '별똥별' (문학세계사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