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서산시 제공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데드라인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수와 울산 국가산단은 기업 합병 과정에서 여전한 난항을 겪고 있다. 기업 간 이해 조정이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석화 구조조정 속도와 순서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시각차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와 울산(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 기업들은 베인앤드컴퍼니, BCG 등 글로벌 컨설팅사를 통해 합작 시뮬레이션 황금성슬롯 을 돌리고 있다. 이에 지역 업계에서는 정부의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원칙을 둘러싼 첨예한 시각차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선 자구-후 지원 방식이 역부족이라고 보는 일각에서는 여수, 울산 지역이 타 지역 대비 석화 산업 생태계 규모가 커 업체 통폐합이 힘들다는 점을 지적한다. 앞서 대산 석화단지에서는 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과 체리마스터모바일 HD현대오일뱅크의 합작사)가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합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재편계획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가 발간한 국내 석유화학단지 현황에 따르면, 11개 입주 업체 중심으로 사업 재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대산에 비해 여수, 울산 지역에는 각각 314개, 135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개 사의 입주업체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는 수조 원대의 손실 처리, 인력 재배치 비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생산 제품 종류와 비중, 경제성이 기업마다 천차만별인 석유화학업계 특성상, 주력 제품과 제무 구조도 상이해 단시간 통폐합 현실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 정도 감축하면 이 사이다릴게임 만큼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기업들도 주판을 튕겨볼 수 있다"며 "지금은 캄캄한 방에서 출구를 찾으라는 격"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시한을 정한 부분에 대해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산처럼 합작사(JV)가 있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십 년간 경쟁하던 기업들이 불과 몇 달 만에 화학적 결합을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이뤄내는 부분이 난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제 혜택이나 금융 지원 등 확실한 ‘보상(인센티브)’ 없이 지금은 ‘일단 연말까지 가져오라’고만 하니 누가 먼저 총대를 메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한국석유화학협회는 2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는 ‘석유화학산업 지원 특별법’이 교착 상태에 빠진 구조조정의 혈(穴)을 뚫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기업이 자구안을 냈을 때 확실히 지원받을 수 있다는 ‘법적 신호’를 주는 타협점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기업들이 안심하고 구조조정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시급히 깔아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법은 기업이 선제적으로 사업을 재편할 경우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규제 특례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어, 그동안 “구체적인 인센티브 없이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버텨온 기업들에게 확실한 구조조정 명분을 제공할 전망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와 업계는 법안이 통과되는 즉시 구체적인 시행령 마련에 착수, 연말 데드라인을 앞둔 여수·울산 기업들의 ‘자구안’ 도출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사업 재편은 기업의 결정이기에 기업들이 최선의 방책을 찾아 협의하는 부분이 우선될 것”이라며 “다만 특별법으로 지원책이 제시되면, 협회는 업계의 목소리를 모아 의원실 등에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며 후속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불확실성 호소’를 이해하면서도, 지금의 ‘자율 주도(Bottom-up)’ 방식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선을 긋는다. 정부가 판을 짜는 순간,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는 “2000개가 넘는 파생 제품과 복잡한 수율(Yield) 관계로 얽힌 석유화학 산업을 정부 주도로 재단하려 들면, 실현 불가능한 합병안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업의 어떤 주체와 논의하는 지에 따라 법이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정부가 지원책을 선 공개하면, 시장에 걸맞는 구조조정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며 “고통스럽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업 스스로 살길을 찾아오게 만드는 지금의 기조가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