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HMM으로부터 1만3천4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2조1천300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11월 밝혔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 HD현대 제공 



2025년은 한국 조선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과 글로벌 환경 규제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질적 성장’의 정점을 찍은 한 해였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으로 대표되는 K-조선 투톱은 단순 수주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무료릴게임 선별 수주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다.

올해는 양사 모두 내실에 집중하며 영업이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결실을 본 시기였다. 특히 2~3분기는 그동안 축적된 수주 잔고가 실질적인 이익으로 전환되며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결정적 시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이다쿨접속방법 HD현대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액 7조 5815억원, 영업이익 1조 538억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 1조 시대’를 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무려 164.5%나 끌어올린 압도적인 수치로, 시장의 기대를 크게 뛰어넘었다.
한화오션 역시 3분기 매출 2조 7310억원, 영업이익 12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오션릴게임 기조를 확고히 굳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1% 증가했으며, 방산 부문의 실적 반영과 LNG선 건조 효율 극대화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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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를 이끈 첫 번째 핵심 동력은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시장 진출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이 자국 함정 유지 보수를 맡길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한국을 낙점하면서, K-조선의 사업 영토는 상선을 넘어 글로벌 안보의 핵심인 미국 방산 시장으로 확장됐다.

업계에서는 체리마스터모바일 연간 2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 해군 MRO 시장이 열린 배경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압도적인 공정 관리 능력과 보안 신뢰도를 꼽는다. 상선 수주 사이클에 의존하던 고질적인 실적 변동성을 보완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해낼 전망이다.
친환경 기술 도입을 통한 중국과의 초격차 전략도 주효했다. 글로벌 탈탄소 흐름에 맞춰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추진선의 매출 비중을 확대한 것이 질적 성장을 이끄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지 않으면 중국과 저기술 선박으로 저가 경쟁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우리나라 조선소가 득 볼 사항은 없다”라며 “국내 비용 구조상 경쟁할 만한 영역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가 어느 쪽으로 흐르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조선사들이 기술 커버리지를 넓힌 효과를 가져왔다. 엄 연구원은 “기술 컨퍼런스에서는 LNG 다음으로 암모니아가 대세가 되는 분위기”라며 “시장 사이즈가 커질 기술이 무엇인지 예의주시한 결과가 경쟁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속화된 ‘스마트 조선업’으로 전환이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는 흐름이다. 각 사는 용접, 도장 등 고위험 공정에 로봇 도입을 대폭 늘려 AI 자율 공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숙련공 부족 문제를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능형 생산 혁신을 통해 공정 자동화율을 높였고, 한화오션은 자율주행 로봇을 현장에 배치하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바 있다. 이러한 공정 고도화는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넘치는 일감을 적기에 소화하고 선별 수주의 주도권을 쥐게 하는 든든한 기초 체력이 되고 있다.
국내 조선소들이 3~4년 치 일감이 꽉 찬 ‘도크 포화’ 상태를 유지하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공급 부족은 선가 지지 구조를 더욱 탄탄히 만들었으며, 국내 조선사들이 수익성 높은 선종을 골라 수주할 수 있는 강력한 협상력을 갖게 만들었다.
올해 4분기는 재무구조 개선과 고선가 선박 인도 증가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반등이 점쳐진다. 미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전면 실행으로 인한 특수선 부문의 수익률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조선 섹터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2026년 전망 또한 매우 밝다. 정연승 NH 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LNG 선박뿐만 아니라 폴란드,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들과 연계한 특수선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도크 상황을 고려할 때 해외 조선소와의 확장 및 협력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 역시 “내년은 실적과 수주 모두 좋을 것”이라며 “미국발 수주가 구체화되는 과정이 향후 주가 움직임과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보며 기대를 더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