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미 라면·김천 김밥축제 등‘지역 고유성·미식 결합’ 행사 화제
‘세모로페스타 in 마산’ 12만명 방문70~80년대 ‘홍콩빠’ 재현 추억 소환
바비큐·파전 대신 지역 맛집 섭외‘민간 주도형 자생 축제’ 성공 입증
가을의 끝자락, 11월 ‘축제의 계절’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전국 각지는 가을 청취를 만끽하려는 인파로 북적였고, 그 열기는 여느 해보다 뜨거웠다.
올가을 축제 시장을 관통한 핵심은 단연 ‘로코노미(Local+Economy)’였다. 과거 유명 연예인 초청과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에 의존했던 대규모 축제에서 벗 바다이야기부활 어나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특색을 전면에 내세운 ‘작지만 강한 축제’들이 약진했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지역만의 맛과 멋, 이야기를 경험하려는 방문객들의 변화된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경남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했다. 그 중심에 11월 초 마산항 서항지구 친수공간에서 열려 큰 호응을 얻었던 ‘세모로페스타 낭만항구 in 마산’이 릴게임갓 있다. 마산국화축제와 연계해 열린 이 행사는 축제 종료 후에도 ‘맛집축제’라는 차별화된 ‘신복고’ 감성으로 지역 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달 초 마산국화축제와 연계해 열린 ‘세모로페스타 낭만항구 in 마산’을 찾은 방문객들이 릴게임몰 야외 테이블(야장)에서 음식을 즐기고 있다./세모로협동조합/


◇낭만항구, ‘빼앗긴 바다를 돌려주다’= 이번 축제가 남긴 가장 큰 성과는 감성적인 이야기의 힘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축제를 총괄했던 강동완 세모로 대표는 첫 번째 목적을 “시민들에게 바다의 낭만을 돌려주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강 대 바다이야기게임기 표는 “태풍과 오랜 공사 등으로 마산 앞바다가 시민들의 품에서 멀어졌었다. 1년에 단 9일의 축제 기간만이라도 잊고 있던 바다와 그 낭만을 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는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그는 “특히 장어 거리는 태풍 이후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을 정도로 상권이 붕괴 직전이었다. 지난해부터 상권 회생을 준 오션릴게임 비하던 중 마산국화축제 기간에 맞춰 대중에게 알리자는 의견이 모아져 축제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1970~80년대 마산항의 추억을 소환하는 ‘홍콩빠’ 콘셉트의 부스들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세모로협동조합/


핵심 전략은 옛 마산의 향수가 담긴 ‘홍콩빠’의 재현이었다. ‘홍콩빠’는 1970~80년대 마산항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강 대표는 “신복고 경향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바다 바로 앞에서 즐기는 야외 공간은 세대를 불문하고 통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 구상은 지난해 경남도·창원시와 260억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으며 추진했던 사업의 연장선이었다. 강 대표는 “고금리와 투자 유치 문제로 본사업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축제라는 ‘작은 시도’를 통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덧붙였다.



1970~80년대 마산항의 추억을 소환하는 ‘홍콩빠’ 콘셉트의 부스들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세모로협동조합/


◇민간 주도 ‘자생 축제’의 힘= 민간 주도 ‘자생 축제’의 모델 제시 우려 속에 시작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당초 내부 목표였던 ‘군항제 매출의 70%’를 넘어 군항제 성과 대비 11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5일간의 짧은 기간에도 약 12만명의 방문객이 다년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류 판매량은 군항제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다.
강 대표는 “예상보다 10배 넘는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방문객들이 ‘야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즐겼다”고 전했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기존 야시장과 달리 깔끔하다”, “해운대나 해외 휴양지 같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현수막 대신 철제 틀과 정식 간판을 사용하는 등 세심한 연출이 주효했다. 이 성공의 기저에는 ‘민간 주도형 자생 축제’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강 대표는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수익을 내서 재투자하고 지역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축제의 주체부터 바꿨다. 흔한 통돼지 바비큐나 파전 대신 ‘우리 지역 소상공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군항제 당시 현장 투표와 SNS 신청을 통해 검증된 ‘숨겨진 지역 맛집’을 섭외했고, 업종 중복을 피했다. 강 대표는 “초기에는 참가를 설득해야 했지만, 이번 성과를 확인한 후에는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참가하겠다는 경쟁이 생겼다. 이것이 바로 ‘자생 가능한 축제’의 힘”이라고 말했다.



마산 서항지구 ‘세모로페스타’를 찾은 방문객들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야외 테이블(야장)에서 음식을 즐기고 있다./세모로협동조합/


◇‘지역’에 날개 다는 경남, 내년을 기약하며= 세모로페스타의 사례는 지역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강 대표는 성공적인 축제의 1조건으로 ‘차별화’를 꼽았다. 그는 “많은 축제가 타지역의 성공 사례를 답습하는 데 그친다”고 지적하며 “자기 지역의 인문, 역사, 문화적 요소를 깊이 있게 연구해 우리만의 매력을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지역 고유성’과 ‘미식’의 결합은 올가을 전국적인 흐름이었다. 전주의 ‘비빔밥축제’, 구미의 ‘라면축제’, 김천의 ‘김천김밥축제’ 등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경남 역시 거제시의 ‘섬굴축제’, 사천시의 ‘삼천포항 수산물 축제’, 하동의 ‘하동별맛’ 등 지역색을 입힌 축제들이 11월을 풍성하게 채웠다.
강동완 대표는 “마산 서항지구는 바다, 공원, 상권, 숙박까지 갖춘 최적의 관광 자원”이라며 “이곳을 야구장 원정 팬들까지 흡수하는 창원의 핵심 관광 거점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축제는 끝났지만 ‘로코노미’의 가능성은 확인됐다. 자신만의 색깔과 이야기로 무장한 지역 축제들이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내년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