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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너무 추워 놀랐다"면서 큰 눈을 더 똥그랗게 뜨며 한 사람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카푸치노를 마시며 몸을 데운 후 며칠 전 관람한 '김동률 콘서트' 이야기부터 꺼낸다. 그리고는 "너무 좋았다. 내년 한 해 버틸 기운을 얻었다"며 활짝 웃는다. 가방에는 콘서트장에서 받은 배지가 달려있고, 지갑에는 김동률의 '황금가면'를 본떠 만든 굿즈 스티커가 붙어 있다. '불끈 양 주먹을 쥐고 달려간다'는 노랫말의 곡, (황금가면 스티커를)부적처럼 (물건) 여기저기에 붙여놓았단다.
릴게임온라인 그러니까 오랫동안 좋아한 가수의 공연 후기를 전하며, 설렘을 숨기지 않는 사람. 잊히지 않는 일을 겪었다고, 그 일에 사로잡혀서만 살지 않는 사람. 웃긴 일에 웃고 화나는 일에 화를 내고 여전히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로 '그 사건'을 풀어내려 애쓰는 사람. '미투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미투'라는 친족 성폭력을 고발한 친족 성폭행 경험자(김영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서 작가는 성폭행 경험까지도 완전히 소화했다느 뜻으로 본인을 '경험자'로 표현해 주길 바랐다 - 기자 말)김영서 작가다.
그를 만난 건 지난 10월 22일 개봉한 영화 <세계의 주인> 때문이다. 윤가은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서수빈)의 이야기를 다룬다. 친구들과 아무렇지 않게 낄낄거리며 웃다가도 이유 모를 순간에 움찔 릴게임추천 거린다. 인싸(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 - 기자 말) 같으면서도 비밀이 있어 보이는 이 소녀는 아동 성범죄자가 출소 후 동네로 돌아오는 걸 반대하는 전교생 참여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다.
관객들은 10대 후반 고등학생이 겪는 관계의 균열, 가정 문제, 폭력과 상처를 섬세함과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다룬 이 영화를 반겼다. 주인공의 이름 바다이야기릴게임 을 따 '주인장'이라 불리는 팬덤도 형성됐다. 예술적 완성도에 관객 호응마저 다잡은 명작들에게만 허용되는 각본집까지 나왔다. 손익 분기점인 8만 명은 물론 지난 14일에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독립예술영화 중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10만 관객을 넘은 작품은 <세계의 주인>을 포함해 단 세 편 뿐이다.
개봉 초기, 영화 속 바다이야기게임2 '그 사건'이 무엇인지에 관해 비밀은 잘 유지됐다. 윤가은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개봉 한 달까지는 십 대 소녀가 겪은 사건이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스포일러 방지 챌린지까지 벌였다. 개봉 한 달여 지난 시기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그 사건의 이야기를 언급해도 되지 않을까. 친족 성폭행 경험자가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도 들어보고 싶었다. 불편한 이야기를 억지로 꺼내야 하는 거 아닐까 우려했는데 그는 "이야기 나누고 싶다"며 흔쾌히 만나자고 했다. 1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김영서 작가를 만났다.
김영서와 주인의 공통점과 차이점
▲ 김영서씨가 영화 <세계의 주인>을 본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신나리
"영화 개봉한 지 꽤 됐는데도 영화관에 사람이 많더라고요. 주위에서 하도 이 영화를 추천하기에 저도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어요. 이 무거운 주제를 보러 사람들이 많이도 왔네, 싶다가도 이 사람들이 다 '주인'같은 사람들인가 싶기도 했어요. 영화 끝나고 옆자리에 앉은 커플이 "무거운 영화일 줄 알았는데,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영화네"라고 대화를 하더라고요. '친족 성폭력'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거북스럽게 생각하지 않아 줘서 고맙더라고요."
김영서 작가가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다행'이었다. '친족 성폭력' 경험자가 자기가 겪은 일을 밝히고 쓰는 일이 많지 않았던 2012년, 책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로 친부의 성폭력 실상을 가감 없이 고발한 그였기에 이 주제를 다룬 영화가 반가웠다.
당시 그는 '은수연'이라는 예명으로 책을 냈고 활동했다. 부모가 지어준 이름 대신 스스로 선택한 '김영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건 2021년이다. 필요한 시간이 흐른 후, 그는 목사인 친아빠에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9년에 걸쳐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한 사람이 '나'라며 이름도 얼굴도 밝혔다.
그런데 <세계의 주인>의 줄거리와 장면 하나하나를 짚으며 이야기를 시작한 김 작가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영화 속 주인은 김 작가처럼 자기만의 단단한 '세계'를 만들었고, 그 세계에서 '주인'으로 살려 했다. 영화 속 주인이 "성폭력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아니다"라고 한 말에도 적극 동의한다. 그 역시 지독한 상처를 안았지만 동시에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는 강사,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상담하는 상담가 등으로 주인처럼 자기의 일상을 단단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웃다가도 울고, 신나게 떠들다가도 침묵하는 모습에서도 내가 보였다"면서 "이 사건으로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사건을 품고 사는 게 참 쉽지 않다. 또 너무 아무렇지 않은척 하며 살고 싶지도 않다.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과 달라도 너무 다른 점도 있었다. 그가 겪은 '친족 성폭력'을 밝힌 후 마주한 주위의 시선과 가족의 반응은 영화 속 주변인의 모습이다. 영화 속 주인이 갑작스레 선생님과 엄마, 반 친구 앞에서 피해 사실을 밝혔을 때 주인의 엄마는 주인의 발언을 부정하지도 막지도 않았다. 조용히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였을 뿐이다. 세차기가 돌아가는 동안 차 안에 엄마와 나란히 앉은 주인은 엄마를 원망하며 격하게 울부짖으며 울음을 토해내는데, 엄마는 이를 오롯이 받아들인다.
"너무 이상적인 엄마더라고요. 정말 저는 겪어 본 적 없는 반응이었어요.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했을 정도로 이른바 배운 사람인 제 엄마는 저를 돕지 않았어요. 내게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대하기도 했죠. 저뿐만이 아니에요. 제가 상담을 공부하며 연구할 때 만난 친족 성폭력 경험자들 대부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더 힘들어했어요. 친족 성폭력 경험자의 많은 수가 범죄 발생 뒤 10년이 지나서야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게 현실이에요. 부모나 다른 가족에게 지지나 보호를 기대조차 할 수 없기에 입을 떼기 쉽지 않은 거죠.
물론 영화 속에서 몇몇 주인의 친구들은 주인의 사건을 알게 된 후 어떻게 대할지 몰라 어려워하죠. 현실 반응은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아요. 정말 오래 믿고 지낸 친구에게 자기가 겪은 일을 털어놨더니 울면서 '듣기 힘드니까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경험자도 있는 걸요."
또 다른 세계의 주인들
▲ 영화 <세계의 주인>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열여덟살 이주인
ⓒ ㈜바른손이앤에이
그가 영화에서 크게 공감했던 인물은 외려 영화 속 가족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재판을 이어가던 한미도(고민시) 캐릭터다. 김 작가는 "한미도의 이야기가 좀 더 정면에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제일 치열한 경험자의 삶인데 그 인물을 옆으로 비켜 놓은 거 같아 좀 아쉬웠다"고 부연했다.
반대로 영화를 보며 가장 고개를 갸우뚱했던 건 주인과 남자친구의 진한 스킨십이다. 굳이 왜 성적인 묘사를 넣었을까 싶었다.
"주인이는 어떤 마음으로 남자 친구와 스킨십 했던 걸까요. 물론 자기의 성적 욕망이 있을 수 있고 그걸 드러낼 수도 있죠. 혹은 누군가와 이성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느끼는 어려움을 드러내고 싶은 거일 수도 있고요. 의도가 무엇이었든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커 우려됐어요. 성폭력 경험자들이 피해 사건 이후 이른바 발랑 까지게 된 것처럼 오해될 수도 있는 장면 아닌가 싶어 불편했죠.
사실 경험자로서 이런 부분이 있어요. 저도 주위에 정말 좋은 친구들이 많아요, 부모 복 빼고 인복이 넘친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동시에 누구와든 이 관계에서 내가 안전한지 계속 확인하게 돼요. 부모라는 기본적 관계와의 안정적인 경험이 없으니 그런 거죠.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우리'로 맺어지며 소속되면 잡아먹힐까 봐 두려우면서 또 외롭고, 무리에 속하지 않는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면서도 그게 슬퍼요."
▲ 김영서씨가 "꼭 선생님들이 영화 <세계의주인>을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빈번하게 만나는 공적으로 허가된 관계라는 이유에서였다.
ⓒ 신나리
김 작가는 자신과 주인이가 겪은 일 속에서 막막해하는 '또 다른 주인'이 여전히 많을 거라고 봤다. 그렇기에 이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성장기의 고통과 치욕의 상황을 털어놓고 고발해서 처벌하는 일이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이상적이라 부럽기도 하고 공감이 어렵기도 했던 영화 속 주인의 주변인들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떠세요? 많은 사람들이 '폭력'보다는 '성'에 초점을 맞추더라고요. 그 보다요, 이 폭력을 폭력으로 바라보는 것, 이 폭력이 어디에서 왔고 또 어떻게 재생산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주변인들의 시각과 반응이 정말 중요해요. 부모나 삼촌, 큰아버지나 사촌 형 등 누가됐든 가해자가 나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것, 관계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 가는 건 결국 또 다른 관계를 통해서니까요."
이어 그는 "내게는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영화 <세계의 주인>을 꼭 권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전 (학교) 선생님들이 이 영화를 단체관람했으면 좋겠어요. 영화 속 주인이의 주변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배웠으면 좋겠어서요. 아이들이 가정이나 다른 곳에서 피해를 당했을 때 제일 쉽게 그리고 빈번하게 만날 수 있는 공적으로 허가된 관계가 선생님이잖아요. 주인이처럼 또 저와 같은 일을 겪은 학생들을 만나면, 영화 속의 여러 인물처럼 이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세심하고 다정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또 영화가 12세 이상 관람가니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영화를 권하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성폭력이 금기어가 될수록 피해가 늘어날 뿐이니까요. 꼭 학교 현장에서 많이들 봐주세요." 기자 admin@no1reelsite.com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너무 추워 놀랐다"면서 큰 눈을 더 똥그랗게 뜨며 한 사람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카푸치노를 마시며 몸을 데운 후 며칠 전 관람한 '김동률 콘서트' 이야기부터 꺼낸다. 그리고는 "너무 좋았다. 내년 한 해 버틸 기운을 얻었다"며 활짝 웃는다. 가방에는 콘서트장에서 받은 배지가 달려있고, 지갑에는 김동률의 '황금가면'를 본떠 만든 굿즈 스티커가 붙어 있다. '불끈 양 주먹을 쥐고 달려간다'는 노랫말의 곡, (황금가면 스티커를)부적처럼 (물건) 여기저기에 붙여놓았단다.
릴게임온라인 그러니까 오랫동안 좋아한 가수의 공연 후기를 전하며, 설렘을 숨기지 않는 사람. 잊히지 않는 일을 겪었다고, 그 일에 사로잡혀서만 살지 않는 사람. 웃긴 일에 웃고 화나는 일에 화를 내고 여전히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로 '그 사건'을 풀어내려 애쓰는 사람. '미투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미투'라는 친족 성폭력을 고발한 친족 성폭행 경험자(김영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서 작가는 성폭행 경험까지도 완전히 소화했다느 뜻으로 본인을 '경험자'로 표현해 주길 바랐다 - 기자 말)김영서 작가다.
그를 만난 건 지난 10월 22일 개봉한 영화 <세계의 주인> 때문이다. 윤가은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서수빈)의 이야기를 다룬다. 친구들과 아무렇지 않게 낄낄거리며 웃다가도 이유 모를 순간에 움찔 릴게임추천 거린다. 인싸(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 - 기자 말) 같으면서도 비밀이 있어 보이는 이 소녀는 아동 성범죄자가 출소 후 동네로 돌아오는 걸 반대하는 전교생 참여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다.
관객들은 10대 후반 고등학생이 겪는 관계의 균열, 가정 문제, 폭력과 상처를 섬세함과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다룬 이 영화를 반겼다. 주인공의 이름 바다이야기릴게임 을 따 '주인장'이라 불리는 팬덤도 형성됐다. 예술적 완성도에 관객 호응마저 다잡은 명작들에게만 허용되는 각본집까지 나왔다. 손익 분기점인 8만 명은 물론 지난 14일에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독립예술영화 중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10만 관객을 넘은 작품은 <세계의 주인>을 포함해 단 세 편 뿐이다.
개봉 초기, 영화 속 바다이야기게임2 '그 사건'이 무엇인지에 관해 비밀은 잘 유지됐다. 윤가은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개봉 한 달까지는 십 대 소녀가 겪은 사건이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스포일러 방지 챌린지까지 벌였다. 개봉 한 달여 지난 시기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그 사건의 이야기를 언급해도 되지 않을까. 친족 성폭행 경험자가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도 들어보고 싶었다. 불편한 이야기를 억지로 꺼내야 하는 거 아닐까 우려했는데 그는 "이야기 나누고 싶다"며 흔쾌히 만나자고 했다. 1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김영서 작가를 만났다.
김영서와 주인의 공통점과 차이점
▲ 김영서씨가 영화 <세계의 주인>을 본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신나리
"영화 개봉한 지 꽤 됐는데도 영화관에 사람이 많더라고요. 주위에서 하도 이 영화를 추천하기에 저도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어요. 이 무거운 주제를 보러 사람들이 많이도 왔네, 싶다가도 이 사람들이 다 '주인'같은 사람들인가 싶기도 했어요. 영화 끝나고 옆자리에 앉은 커플이 "무거운 영화일 줄 알았는데,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영화네"라고 대화를 하더라고요. '친족 성폭력'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거북스럽게 생각하지 않아 줘서 고맙더라고요."
김영서 작가가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다행'이었다. '친족 성폭력' 경험자가 자기가 겪은 일을 밝히고 쓰는 일이 많지 않았던 2012년, 책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로 친부의 성폭력 실상을 가감 없이 고발한 그였기에 이 주제를 다룬 영화가 반가웠다.
당시 그는 '은수연'이라는 예명으로 책을 냈고 활동했다. 부모가 지어준 이름 대신 스스로 선택한 '김영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건 2021년이다. 필요한 시간이 흐른 후, 그는 목사인 친아빠에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9년에 걸쳐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한 사람이 '나'라며 이름도 얼굴도 밝혔다.
그런데 <세계의 주인>의 줄거리와 장면 하나하나를 짚으며 이야기를 시작한 김 작가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영화 속 주인은 김 작가처럼 자기만의 단단한 '세계'를 만들었고, 그 세계에서 '주인'으로 살려 했다. 영화 속 주인이 "성폭력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아니다"라고 한 말에도 적극 동의한다. 그 역시 지독한 상처를 안았지만 동시에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는 강사,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상담하는 상담가 등으로 주인처럼 자기의 일상을 단단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웃다가도 울고, 신나게 떠들다가도 침묵하는 모습에서도 내가 보였다"면서 "이 사건으로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 사건을 품고 사는 게 참 쉽지 않다. 또 너무 아무렇지 않은척 하며 살고 싶지도 않다.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과 달라도 너무 다른 점도 있었다. 그가 겪은 '친족 성폭력'을 밝힌 후 마주한 주위의 시선과 가족의 반응은 영화 속 주변인의 모습이다. 영화 속 주인이 갑작스레 선생님과 엄마, 반 친구 앞에서 피해 사실을 밝혔을 때 주인의 엄마는 주인의 발언을 부정하지도 막지도 않았다. 조용히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였을 뿐이다. 세차기가 돌아가는 동안 차 안에 엄마와 나란히 앉은 주인은 엄마를 원망하며 격하게 울부짖으며 울음을 토해내는데, 엄마는 이를 오롯이 받아들인다.
"너무 이상적인 엄마더라고요. 정말 저는 겪어 본 적 없는 반응이었어요.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했을 정도로 이른바 배운 사람인 제 엄마는 저를 돕지 않았어요. 내게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대하기도 했죠. 저뿐만이 아니에요. 제가 상담을 공부하며 연구할 때 만난 친족 성폭력 경험자들 대부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더 힘들어했어요. 친족 성폭력 경험자의 많은 수가 범죄 발생 뒤 10년이 지나서야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게 현실이에요. 부모나 다른 가족에게 지지나 보호를 기대조차 할 수 없기에 입을 떼기 쉽지 않은 거죠.
물론 영화 속에서 몇몇 주인의 친구들은 주인의 사건을 알게 된 후 어떻게 대할지 몰라 어려워하죠. 현실 반응은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않아요. 정말 오래 믿고 지낸 친구에게 자기가 겪은 일을 털어놨더니 울면서 '듣기 힘드니까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경험자도 있는 걸요."
또 다른 세계의 주인들
▲ 영화 <세계의 주인>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열여덟살 이주인
ⓒ ㈜바른손이앤에이
그가 영화에서 크게 공감했던 인물은 외려 영화 속 가족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재판을 이어가던 한미도(고민시) 캐릭터다. 김 작가는 "한미도의 이야기가 좀 더 정면에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다. 제일 치열한 경험자의 삶인데 그 인물을 옆으로 비켜 놓은 거 같아 좀 아쉬웠다"고 부연했다.
반대로 영화를 보며 가장 고개를 갸우뚱했던 건 주인과 남자친구의 진한 스킨십이다. 굳이 왜 성적인 묘사를 넣었을까 싶었다.
"주인이는 어떤 마음으로 남자 친구와 스킨십 했던 걸까요. 물론 자기의 성적 욕망이 있을 수 있고 그걸 드러낼 수도 있죠. 혹은 누군가와 이성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느끼는 어려움을 드러내고 싶은 거일 수도 있고요. 의도가 무엇이었든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커 우려됐어요. 성폭력 경험자들이 피해 사건 이후 이른바 발랑 까지게 된 것처럼 오해될 수도 있는 장면 아닌가 싶어 불편했죠.
사실 경험자로서 이런 부분이 있어요. 저도 주위에 정말 좋은 친구들이 많아요, 부모 복 빼고 인복이 넘친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동시에 누구와든 이 관계에서 내가 안전한지 계속 확인하게 돼요. 부모라는 기본적 관계와의 안정적인 경험이 없으니 그런 거죠.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우리'로 맺어지며 소속되면 잡아먹힐까 봐 두려우면서 또 외롭고, 무리에 속하지 않는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면서도 그게 슬퍼요."
▲ 김영서씨가 "꼭 선생님들이 영화 <세계의주인>을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빈번하게 만나는 공적으로 허가된 관계라는 이유에서였다.
ⓒ 신나리
김 작가는 자신과 주인이가 겪은 일 속에서 막막해하는 '또 다른 주인'이 여전히 많을 거라고 봤다. 그렇기에 이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성장기의 고통과 치욕의 상황을 털어놓고 고발해서 처벌하는 일이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이상적이라 부럽기도 하고 공감이 어렵기도 했던 영화 속 주인의 주변인들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떠세요? 많은 사람들이 '폭력'보다는 '성'에 초점을 맞추더라고요. 그 보다요, 이 폭력을 폭력으로 바라보는 것, 이 폭력이 어디에서 왔고 또 어떻게 재생산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주변인들의 시각과 반응이 정말 중요해요. 부모나 삼촌, 큰아버지나 사촌 형 등 누가됐든 가해자가 나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것, 관계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 가는 건 결국 또 다른 관계를 통해서니까요."
이어 그는 "내게는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영화 <세계의 주인>을 꼭 권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전 (학교) 선생님들이 이 영화를 단체관람했으면 좋겠어요. 영화 속 주인이의 주변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배웠으면 좋겠어서요. 아이들이 가정이나 다른 곳에서 피해를 당했을 때 제일 쉽게 그리고 빈번하게 만날 수 있는 공적으로 허가된 관계가 선생님이잖아요. 주인이처럼 또 저와 같은 일을 겪은 학생들을 만나면, 영화 속의 여러 인물처럼 이들을 이해하려고 하고 세심하고 다정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또 영화가 12세 이상 관람가니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영화를 권하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성폭력이 금기어가 될수록 피해가 늘어날 뿐이니까요. 꼭 학교 현장에서 많이들 봐주세요." 기자 admin@no1reelsi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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