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광주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가 주최한 제1회 전국정신장애인 풋살대회에서 클라우드 FC를 비롯한 대회 참가팀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요한빌리지 제공


광주 남구의 정신장애인 풋살팀 '클라우드 FC'가 전국 대회를 넘어 세계무대 도전에 나섰다. 한때 정신질환으로 외출조차 힘들었던 10명의 선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아프리카 세네갈 땅을 밟는 꿈을 품은 채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있다.
그러나 코치 부재와 예산 부족으로 운영에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남구가 고향사랑 지정기부를 활용한 후원 모금에 나선 가운데, 이들의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선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17일 남구와 요한빌리지 등 알라딘릴게임 에 따르면,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 이용자들이 꾸린 정신장애인 풋살팀 '클라우드 FC'는 오는 2026년 세네갈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정신장애인 풋살대회 출전을 목표로 뛰고 있다.
클라우드 FC의 출발은 소박했다. 요한빌리지를 이용하는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 "풋살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모였고, 요한빌리지는 한 달에 한 번 릴게임종류 풋살장 대관료와 점심 식사비를 지원했다. 청년들은 2시간여 함께 뛰고 밥을 먹으며 관계를 쌓았다. 취미 모임으로 시작한 팀은 2022년 8월 '클라우드 FC'라는 이름을 갖추며 공식 팀으로 자리 잡았다. 요한빌리지는 2023년 광주·전남 정신장애인 풋살대회를 열었고, 이를 전국대회로 확장해 올해까지 세 차례 전국 정신장애인 풋살대회가 치러졌다.
릴게임예시
클라우드 FC는 선수들에게 단순한 운동 모임이 아닌 회복의 공간이다.




지난 2024년 광주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가 주최한 제2회 전국정신장애인 풋살대회에서 클라우드 FC를 비롯한 대회 참가팀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손오공릴게임 . 요한빌리지 제공


클라우드 FC 에서 수비수로 뛰는 30대 이모씨는 "어렸을 때 운동을 좋아했는데 학창 시절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며 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사회불안과 대인기피로 학교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했고, 조현정동장애 진단을 받은 그는 사회와 단절된 채 모바일릴게임 지냈다. 다시 공을 잡게 된 건 요한빌리지를 다니면서부터다.
이씨는 "가족같이 편한 사람들과 운동할 수 있다는 게 좋고, 몸을 움직이니 스트레스도 풀린다. 풋살 모임이 항상 기다려진다"며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서로 소통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사회성 회복에도 도움이 됐다. 자신감을 얻어 최근엔 비장애인 풋살팀과 경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팀 회장 전모(27)씨의 사연도 비슷하다. 고등학교 시절 조현병 진단을 받은 그는 클라우드FC에 합류하며 점차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씨는 "내 역할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뿌듯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원래 미드필더였지만 최근 부상으로 직접 뛰기보다 관리·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전씨는 "선수로 뛸 때와 달리 동료들을 이끌어야 해서 책임감이 생겼다. 리더십을 배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올해 1월 서울 정신장애인 풋살팀 'FC 당당' 선수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 '드림아시아컵'에 참여해 해외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전씨는 "FC 당당은 전문 코치가 있어 전술·움직임이 아예 다르더라"며 "코치님이 '패스할 때 인사이드로 받지 말고 바깥으로 밀면서 받으라'고 했는데, 작은 차이인데 실수가 확 줄었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 풋살팀 '클라우드 FC' 선수들. 요한빌리지 제공





광주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 풋살팀 '클라우드 FC'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요한빌리지 제공


클라우드 FC에는 아직 전문 코치가 없다. 공식 훈련은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것이 전부다. 평소에는 각자 일상을 보내다 그날이 되면 삼삼오오 모인다. 이씨는 "지금은 사실 저희끼리 즐겁게 공 차는 정도"라며 "전문 코치와 체계적인 훈련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문제는 운영비다. 풋살장 대관료·장비·식비 등 전국 대회 주최비만 회당 500만원 안팎에 이른다. 해외대회는 사실상 자비로 나가야 한다. 당연히 전문 코치 영입도 여의치 않다.

강규진 요한빌리지 팀장은 "정신장애 청년들은 발병 시기가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대부분 학업을 중단하고 자존감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며 "클라우드 FC 선수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운동하고 전국대회와 해외대회까지 나가며 자긍심과 소속감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후원금으로 대회를 꾸려왔지만 참여 팀이 늘고 대회가 확대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 풋살팀 '클라우드 FC'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요한빌리지 제공


이런 사정을 들은 남구가 지원에 나섰다. 올해 5월 요한빌리지가 개최한 '정신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계기로 지원책 논의를 시작했고,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해 내년 팀 운영과 세네갈 준비를 돕기로 했다. 남구는 올해 말까지 2천만원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약 1천200만원이 모였다. 요한빌리지는 목표액을 채우면 전담 코치 영입과 전지훈련, 해외대회 준비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네갈 대회 참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일본·대만 팀들과 아시아 친선대회를 여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공 하나로 세상과 다시 연결된 청년들의 드리블은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 1월 광주 남구 정신재활시설 요한빌리지 풋살팀 클라우드 FC가 서울 정신장애인 풋살팀 FC 당당 선수 등과 함께 팀을 결성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드림아시아컵'에 참여했다. 요한빌리지


이씨는 "예전엔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잡혔는데 팀이 생기고 나서 처음으로 소속감을 느꼈다"며 "언젠가 우리 팀 이름으로 대회에서 우승하는 날도 오지 않겠냐"고 웃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