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논란 속에 벽에 부닥쳤다. 주요 언론·시민단체가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데다 법안 처리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조국혁신당도 자체 법안을 당론 채택하는 등 독자 행보에 나섰다. 민주당 쪽은 올해 안 입법을 밀어붙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지난 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심사소위는 ‘논의의 파행’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날 민주당은 최민희 의원이 지난 10월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최민희안) 등을 심사하면서 수정안을 내기로 했으나 문서 없이 노종면 의원이 구두로 설명에 나섰다. 이에 법안을 문서로 사전에 배포해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야마토게임방법 말만 듣고 어떻게 심사하느냐는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 부닥쳤다. 소위에서 법안을 처리하려면 재적인원(10명)의 과반 출석과 출석자 과반 찬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여당의 정책 공조 대상인 조국혁신당조차 반발하면서 소위는 민주당 의원들끼리만 회의를 속개하는 등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단일안이라는 바다신2릴게임 것을 회의 전에 공람하지 않고 회의장에서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소위 파행 뒤에야 최민희안의 수정안 문서를 뒤늦게 공개했는데, 이 법안도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소 조항 상당수가 그대로인데다 권력자의 ‘입틀막’ 소송을 막을 방법도 변변치 않다는 얘기다.
수정안은 우선 정보유통 금지 대상에 쿨사이다릴게임 서 자의적 해석 논란을 낳은 ‘허위정보’를 삭제해 일부 내용이 개선된 점은 있다. 하지만 최민희안이 허위조작정보 등에 대해 최대 5배에 이르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면서 ‘타인을 해할 의도의 추정’ 조항을 둬서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 수정안에선 강력하고 포괄적인 ‘입증 책임의 전환’ 조항으로 바뀌었다. 앞서의 추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소송을 당한 언론사 골드몽게임 등이 정보 유통에 고의·중대 과실이 없었고,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음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보인권 전문가인 김보라미 변호사(법률사무소 디케)는 수정안을 검토한 뒤 “민사소송은 원래 소송 제기자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판결’은 언론사가 ‘현실적 악의’가 있었는지도 소송 제기자가 입증하라고 했다”고 짚었다. 이어 “수정안은 국가 심의 논란과 언론사에 정보통신망법을 적용하는 최민희안의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입증 책임 전환까지 명시해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빗발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정안은 정치인과 공직자, 대기업 임원과 대주주 등 권력자는 징벌적 손배 청구권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언론단체들의 요구도 제대로 담지 않았다. 애초 최민희안은 ‘전략적 봉쇄소송’이라고 법원이 판단하면 징벌적 손배 소송을 각하하는 중간판결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때 각하 사실을 공인 등이 공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돼 있던 게 “명해야 한다” 정도로 강화됐을 뿐이다. 박종현 기자협회장은 “수정안에서조차 권력자의 소송 남발을 막는 장치를 제대로 도입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의 법 개정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라며 “앞으로 권력자가 징벌적 손배제를 악용해 언론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더 이상 숙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태도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은 8일 법안소위가 파행한 뒤 페이스북에 “악의적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즉 가짜뉴스 철퇴법은 반드시 연내에 통과돼야 합니다. 국힘의 숙의 타령 정말 지긋지긋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언론시민단체는 법안의 원점 재검토와 추가 숙의 과정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앞서 디지털정의네트워크·오픈넷·한국여성민우회 등 10개 단체는 지난달 말 최민희안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위헌적 요소가 많다며 법안 전면 철회를 촉구하고,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민주적인 사회적 논의의 장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국신문협회도 표현·언론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며 최민희안 폐기를 촉구한 바 있다.
야당인 조국혁신당의 대응에도 눈길이 간다. 혁신당은 9일 의원총회에서 앞서 이해민 의원이 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정보통신망법 등과 관련해 “소수 정당은 물론, 지난겨울 광장을 지킨 시민사회에서 여러 우려와 대안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쟁점 법안들과 관련해 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개혁진보 4당과 시민사회의 우려와 대안을 제대로 숙의할 것을 민주당에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도 했다. 앞서 이해민 의원이 지난달 25일 대표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5배 징벌적 배상 도입 등은 최민희안과 같으나 권력자는 손배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입증 책임 전환 등의 내용은 담지 않았다.
이 법을 다룰 과방위 소위는 민주당 5명, 국민의힘 4명, 조국혁신당 1명으로 구성된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의 동의 없이는 소위에서 ‘과반’ 문턱을 넘기 힘들다. 사실상의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