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시험을 위해 발사대로 옮겨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는 27일 오전 1시 전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네 번째 발사에 나선다. 이번 발사는 야간 발사, 다중 위성 탑재, 민간 주도 전환이라는 세 가지 변화를 동시에 시험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번 임무의 목표를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고도 600㎞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하는 것으로 밝혔다. 
주탑재체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지구 자기장과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한 궤도 조건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발사 시각은 오전 12시54분에서 1시 14분 사이로 조정됐다. 항우연은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야간 리허설을 여러 차례 실시, 새벽 발사에 따른 인력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점검 절차를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4 차 발사는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탑재체 구성과 분리·확인 기술이 한 단계 진화했다. 이전 3차 발사에서는 소형위성 2호와 큐브샛 7기를 실었지만, 이번에는 중형위성 1기와 큐브샛 12기 등 총 13기를 동시에 실어 올린다.
이를 위해 항우연은 좌우 6기씩 위성을 장착할 수 있는 다중 어댑터 시스템을 새로 설계했다. 분리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음향 저감 장치(벤트 카울)를 도입했고, 위성 분리 장면을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기존 1대에서 3대로 늘렸다.
이번 발사는 민간이 주도하는 첫 번째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해 제작과 조립을 맡고, 발사통제센터(NCC)와 임무통제센터(MDC) 운영에도 직접 참여한다. 민간 참여 인력은 3차 발사 때 21명에서 이번에는 32명으로 확대됐다. 항우연은 비행운용과 사업 총괄, 우주항공청은 발사 허가와 관리·감독을 맡는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는 항우연 연구진 70여 명과 한화 관계자 30여 명 등 100여 명이 상주하며 최종 점검을 진행 중이다.
발사 당일 가장 큰 변수는 기상, 우주충돌, 우주환경이다. 평 균풍이 초속 15m 이상이거나 순간풍이 21m를 넘으면 발사는 연기된다. 항우연은 발사 8시간 전 라디오존데를 띄워 상층풍을 측정하고,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충돌 가능성도 꼼꼼히 검토하고 있다. 다행히 새벽 발사는 태양입자 폭풍 등 우주환경 교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누리호는 이륙 후 약 8~9분 만에 주탑재체를 궤도에 투입할 예정이다. 1단은 제주 남동쪽~오키나와 해역, 페어링은 필리핀 동쪽, 2단은 필리핀 인근 해역에 낙하한다. 비행 중 이상이 발생하면 비행종단시스템(FTS)이 즉시 작동해 발사를 중단하고, 이후 '하향 감속 기동(해피 기동)'으로 우주 잔해 발생을 최소화한다.

한편 누리호는 2022년 첫 성공 이후 4·5·6차 발사를 거치며 신뢰성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 왔다. 이번 4차 발사는 단순한 기술 반복이 아니라, 민간 이전과 산업화 기반 검증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 임무로 평가된다.




누리호 3차 발사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