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말은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한 순간으로 다가온다. 처음 마주한 감정과 사랑하는 연인의 눈빛은 한 인간을 고유한 존재로 만들고, 사랑 앞에서 기꺼이 무력해지기로 한 성장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최용건 화가가 최근 장편소설 ‘그녀가 자작나무 숲에서 걸어 나왔다’를 펴냈다.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창작 활동을 이어오다, 서울과 춘천을 거친 후 인제에서 30년 가까이 생활했다. 작품은 첫사랑과 재회하고 싶다는, 또 다른 떨림에 몸을 맡기겠다는 오래된 감정을 헤집는다. 보편적이지만 후회가 담긴 그 마음을 한 번 쯤은 다시 야마토게임예시 믿어보고 싶게 한다. 회고록 형식으로 서술된 작품으로, 첫사랑과 예술을 교차해 한 예술가의 삶을 풀어냈다.
1970년대 격동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윤복’은 동양화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예술적 고민 끝에 학교를 휴학하고, 서울에서 철원 김화읍으로 이주한 가족들과 함께 산다. 친구 동철에게 엽서를 보내며, 동철의 여동생 ‘별향’이 윤복의 황금성오락실 엽서를 읽어주기 바랐던 청춘의 마음이 통했다. 별향과 윤복은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며 데이트하기도 하고, 예술과 인생에 대해 하염없이 논했다.
“사랑이란 막막한 우주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초신성의 명명과 같은 것, 또는 놀라운 영혼의 발견, 가슴의 끝없는 팽창과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윤복은 별향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군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입대를 한다. 고달픈 군 생활이 끝나고 복학했지만, 별향이는 이미 이른 결혼을 선택했다. 어느덧 중년이 돼 자작나무 숲을 그리는 화가가 됐다. 윤복이 자작나무 숲을 그리는 이유 중에는 별향이와 사랑했을 때 새벽에 함께 걷던 북한산 자락의 자작나무 숲길에 대한 추억 때문이기도 하다. 별향은 40년 만에 윤복에게 전화하고, 둘은 재회한다.
6 뽀빠이릴게임 0이 넘은 옛 연인들은 40년 전으로 돌아가 오랫동안 품었던 질문을 한다. 이별의 순간부터 연인을 잊기 위해 결혼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된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사랑과 현실 속에서 둘은 다시 이별한다. 묵묵하게 현재의 삶을 걸어 나가는 윤복이 자작나무 숲을 볼 때면 별향을 떠올리곤 하겠지만, 예술가의 세계에서 사랑은 이중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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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건 작가는 “첫사랑이란 천사가 데려와 악마가 데려가는 것은 아닐지, 불가해했던 그 모습이 오랜 세월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그리움으로 남아 있었다”며 “첫사랑은 내가 경험한 유일무이한 기적이자, 삶의 고해를 만날 때 들은 짧지만 아름다운 속삭임이었다”고 말했다. 이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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