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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1주년을 기념해 무등일보가 5·18기념재단과 공동으로 추진한 문학기행, ''소년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의 핵심 프로그램인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특별 강연이 지난 4일 카페꼼마파랑새안과점에서 진행됐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 어머니 김길자 여사와 오월어머니집 관계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시민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뜨거운 열기 속에 전개됐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예요?, 진짜 이게 진정한 문제일까?, 이게 철학과 예술이 해야 될 일일까?" 한강 작가의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시대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는 지났다. 질문은 바뀌어야 된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바로 이 전환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1주년을 기념해 무등일보가 5·18 기념재단과 공동으로 추진한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1주넌 기념 문학기행, 「'소년 바다이야기#릴게임 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박구용 교수(전남대 철학과)의 특별 강연이 광주에서 열렸다. '한강 작품의 철학적 이해'를 주제로한 이 강연에서 박 교수는 한강 문학을 '통치술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의 관점에서 탐구하며, 오늘날 '순수의 시대'에 만연한 무사유와 무감각. 은폐된 진실에 다가가는 한강 문학 특유의 저항형식을 조명했다. 박 교수 골드몽게임 는 한강의 작품들을 매개로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는 문학을 이야기하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 고통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인류적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예술의 책무를 역설했다.
◆순수의 시대, 자유롭도록 저주 받은 인간
박 구용 교수는 철학적 의미의 '순수의 시대'로 강연을 열어젖혔다. 어떤 규범이나 강제도 사라지 온라인릴게임 고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유에 맡겨진, 그러나 그에 대한 모든 책임도 '개인'으로 귀착되는 탈 규범 사회의 위험성을 사유하는 들머리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시대적 특성을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적 역설, "우리는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는 말로 집약했다 . 규범이 사라진 사회는 선과 악, 천사와 악마를 구별하기 어려운 윤리적 혼돈에 직면한해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릴게임 ◆무감각이 낳은 폭력의 공범들
박 교수는 현대 사회가 낳은 가장 심각한 병폐로 '무사유(無思惟)'와 '무감각(無感覺)'을 지목한다. '잔인한 진실'을 직면하지 않고, 편안함을 위해 스스로를 속이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강 문학의 힘은 바로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진실에 고통스럽게 직면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한강의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체계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으로 인해 생긴 '흠, 틈, 구멍'을 메우고 봉합하며, 개인에게 고통을 느끼지 말 것을 강요한다. 박 교수는 이처럼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훈련된 무감각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폭력의 공범이 되게 하는 통치술의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과거에는 폭력이 불가피했더라도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른 존재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생각지도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 무감각의 체계 속에 우리 모두가 폭력의 공범이 되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던진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해자로, 진압군으로, 서북청년단으로 살아가고 있을 수 있다"는 박 교수의 지적은, 편안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폭력의 주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준엄한 경고다.
◆저항으로서의 문학, 통치술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
한강 문학은 통치술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을 선언하는 가장 섬세한 저항이다. 박 교수는 통치술이란 국가나 사회가 안정된 질서를 위해 '흠, 금, 틈, 구멍'을 은폐하려는 기제이며, 한강은 폭력으로 인해 생긴 그 '구멍'이 있음을 몸의 언어를 통해 폭로한다고 설명한다.
'채식주의자' 주인공 영혜는 어린 시절 개고기 잔치라는 충격적인 폭력의 기억이 꿈으로 되살아나자 육식을 거부한다. 그녀의 채식은 취향도, 환경론자여서도 아니다. 이는 고통(개가 죽어가던 끔찍한 기억)을 잊으라는 사회적 명령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을 선언하는 행위다. 영혜의 채식은 이 '체계'(공동체의 문화, 폭력)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다.
체계를 대변하는 영혜의 아버지가 결국 딸의 입에 억지로 고기를 쑤셔 넣는 행위는, 질서를 거부하는 '반역자'를 억압하려는 국가 시스템의 폭력성과 본질적으로 같다. 박 교수는 이처럼 문학이 일상의 영역에 스며든 통치술의 폭력을 집요하게 고발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 채식주의자의 편 '몽고반점'에 대한 지식인들의 거부감은, 한강 문학이 드러내는 진실을 '가장 높은 수준의 지식인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문학의 저항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한강의 질문,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한강 문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인류에게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예요?, 진짜 이게 진정한 문제일까?, 이게 철학과 예술이 해야 될 일일까?" 한강 작가의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시대는 지났다. 질문은 바뀌어야 된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바로 이 전환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이는 작가가 20대 중반부터 일기장에 끊임없이 기록한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5·18의 참혹함 속에서 인간이 '고깃덩어리'로 전락하는 극단의 고통을 다룬 '소년이 온다'에서 한강의 작품에서 '가장 철학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장'을 바로 이 '양심'에 관한 서술로 꼽는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저를 이렇게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야학교수 박용주의 마지막 밤). 살고 싶은 나와, 먼저 죽어간 친구가 내 안에서 벌이는 법적 싸움, 법정 다툼. '양심이란 불편함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타자, 죽어간 고양이·개 ·친구의 요구요, 나도 모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누구의 소리를 듣는 것, 고통받는 타자에 대한 반응'이다.
먼저 죽어간 친구의 고통에 반응하는 동호의 양심은 칸트가 말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만큼 인간에게 유일한 아름다운 것'이다.
박교수는 한강의 작업은 5·18, 제주 4·3 희생자들을 문학적으로 연결하며 폭력의 역사를 개별화하지 않고, 인간의 근본적인 고통으로 묶어내 구원하려는 시도로 규정한다.
'과거가 현재를 구하는'것은 불가능할지라도, 현재의 고통을 통해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고 증언하여 함께 살아가는 책무를 수행하게 한다.
◆예술이란 장식 거부하는 고통과의 동행
박 교수는 예술의 제1 조건은 체계에 순응하는 '장식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체계가 쉽게 받아들이거나 폭력으로 제거하려는 '고통, 흠, 틈, 구멍'을 제거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질서를 유지하려는 체계일 뿐이다. 예술은 그 '흠'을 들춰내는것,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예술은 장식이 될 수 없다. 체계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예술이 아니며, 그것은 장식에 불과하다. 진정한 예술은 고통을 동반하며, 때로는 추하게 보일지라도 은폐된 진실을 폭로하는 데서 그 가치를 찾는다." 예술은 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하는 '고통과의 동행'이다.
예술가들은 체계 속에서 '고기가 된' 인간의 감각을 예민하게 유지하며 진실을 증언한다. 그렇게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다른 이야기 같지만 같은 이야기다.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며 독자를 성찰하게 한다.
한강 문학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고 윤리적 성찰을 촉구하는 '마지막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박구용 교수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게 아니라는 듯이"('소년이 온다' 중)
"우리가 국가야라고 하는 것을
그렇게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
'우리가 국가'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
그럴 수밖에 없고, 달리 방도가 없다
◆광주와 제주에 맡겨진 대한민국 양심
'작별하지 않는다'가 다루는 제주 4·3의 아픔은 '작별하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산 자의 책무를 묻는다.
박 교수는 진실을 기억하는 것이 편안함을 포기하고 고통을 유지해야 하는 '잔인한'일임을 강조한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주인공이 봉합된 손가락의 신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3초마다 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5·18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은 잘린 손가락의 신경을 살리기 위해 '3초마다 한 번씩 바늘로 찔러' 고통을 지속시키는 행위와 같다.
그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유는 바로 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고 인류적 질문을 던지는 '마지막 책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한강 문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또한 단순히 축하하는 것을 넘어, 그 고통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성찰적 태도가 되어야 한다는 강조다.
◆태극기와 애국가의 역설
"그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은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게 아니라는 듯이"('소년이 온다' 중)
박교수는 "우리가 국가야라고 하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국가'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고,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광주 시민들이 국가의 반역자가 아니라, 오히려 이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것, 우리가 이 나라를 만들었다는 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를 끓이고 심장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받고 살아왔습니까. 그들이 바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사람들입니다."
박 교수는 이들의 희생이 곧 우리의 현재를 지탱하는 양심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억울하다', '우리는 가해자가 아니다', '우리는 국가를 파괴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빨갱이가 아니다'라고 외쳤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투명한 바늘이 온몸에 꽂힌 것처럼 고통을 감내했습니다. 제주에서, 광주에서, 장흥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바늘을 타고 수액처럼 생명이 흘러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이 빵을 먹어도 되냐'고 물어봤던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어린아이들에게, 이 나라의 대한민국 양심을 맡긴 것입니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기자 admin@gamemong.info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예요?, 진짜 이게 진정한 문제일까?, 이게 철학과 예술이 해야 될 일일까?" 한강 작가의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시대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는 지났다. 질문은 바뀌어야 된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바로 이 전환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1주년을 기념해 무등일보가 5·18 기념재단과 공동으로 추진한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1주넌 기념 문학기행, 「'소년 바다이야기#릴게임 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박구용 교수(전남대 철학과)의 특별 강연이 광주에서 열렸다. '한강 작품의 철학적 이해'를 주제로한 이 강연에서 박 교수는 한강 문학을 '통치술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의 관점에서 탐구하며, 오늘날 '순수의 시대'에 만연한 무사유와 무감각. 은폐된 진실에 다가가는 한강 문학 특유의 저항형식을 조명했다. 박 교수 골드몽게임 는 한강의 작품들을 매개로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는 문학을 이야기하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 고통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인류적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예술의 책무를 역설했다.
◆순수의 시대, 자유롭도록 저주 받은 인간
박 구용 교수는 철학적 의미의 '순수의 시대'로 강연을 열어젖혔다. 어떤 규범이나 강제도 사라지 온라인릴게임 고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유에 맡겨진, 그러나 그에 대한 모든 책임도 '개인'으로 귀착되는 탈 규범 사회의 위험성을 사유하는 들머리다. 박 교수는 이러한 시대적 특성을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적 역설, "우리는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는 말로 집약했다 . 규범이 사라진 사회는 선과 악, 천사와 악마를 구별하기 어려운 윤리적 혼돈에 직면한해있다는 지적이다.
모바일릴게임 ◆무감각이 낳은 폭력의 공범들
박 교수는 현대 사회가 낳은 가장 심각한 병폐로 '무사유(無思惟)'와 '무감각(無感覺)'을 지목한다. '잔인한 진실'을 직면하지 않고, 편안함을 위해 스스로를 속이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강 문학의 힘은 바로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진실에 고통스럽게 직면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한강의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체계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으로 인해 생긴 '흠, 틈, 구멍'을 메우고 봉합하며, 개인에게 고통을 느끼지 말 것을 강요한다. 박 교수는 이처럼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훈련된 무감각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폭력의 공범이 되게 하는 통치술의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과거에는 폭력이 불가피했더라도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른 존재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생각지도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 무감각의 체계 속에 우리 모두가 폭력의 공범이 되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던진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해자로, 진압군으로, 서북청년단으로 살아가고 있을 수 있다"는 박 교수의 지적은, 편안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폭력의 주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준엄한 경고다.
◆저항으로서의 문학, 통치술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
한강 문학은 통치술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을 선언하는 가장 섬세한 저항이다. 박 교수는 통치술이란 국가나 사회가 안정된 질서를 위해 '흠, 금, 틈, 구멍'을 은폐하려는 기제이며, 한강은 폭력으로 인해 생긴 그 '구멍'이 있음을 몸의 언어를 통해 폭로한다고 설명한다.
'채식주의자' 주인공 영혜는 어린 시절 개고기 잔치라는 충격적인 폭력의 기억이 꿈으로 되살아나자 육식을 거부한다. 그녀의 채식은 취향도, 환경론자여서도 아니다. 이는 고통(개가 죽어가던 끔찍한 기억)을 잊으라는 사회적 명령에 대한 '감각적 불복종'을 선언하는 행위다. 영혜의 채식은 이 '체계'(공동체의 문화, 폭력)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다.
체계를 대변하는 영혜의 아버지가 결국 딸의 입에 억지로 고기를 쑤셔 넣는 행위는, 질서를 거부하는 '반역자'를 억압하려는 국가 시스템의 폭력성과 본질적으로 같다. 박 교수는 이처럼 문학이 일상의 영역에 스며든 통치술의 폭력을 집요하게 고발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 채식주의자의 편 '몽고반점'에 대한 지식인들의 거부감은, 한강 문학이 드러내는 진실을 '가장 높은 수준의 지식인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문학의 저항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한강의 질문,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한강 문학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인류에게 던지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예요?, 진짜 이게 진정한 문제일까?, 이게 철학과 예술이 해야 될 일일까?" 한강 작가의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시대는 지났다. 질문은 바뀌어야 된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바로 이 전환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인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이는 작가가 20대 중반부터 일기장에 끊임없이 기록한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5·18의 참혹함 속에서 인간이 '고깃덩어리'로 전락하는 극단의 고통을 다룬 '소년이 온다'에서 한강의 작품에서 '가장 철학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장'을 바로 이 '양심'에 관한 서술로 꼽는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저를 이렇게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야학교수 박용주의 마지막 밤). 살고 싶은 나와, 먼저 죽어간 친구가 내 안에서 벌이는 법적 싸움, 법정 다툼. '양심이란 불편함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타자, 죽어간 고양이·개 ·친구의 요구요, 나도 모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누구의 소리를 듣는 것, 고통받는 타자에 대한 반응'이다.
먼저 죽어간 친구의 고통에 반응하는 동호의 양심은 칸트가 말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만큼 인간에게 유일한 아름다운 것'이다.
박교수는 한강의 작업은 5·18, 제주 4·3 희생자들을 문학적으로 연결하며 폭력의 역사를 개별화하지 않고, 인간의 근본적인 고통으로 묶어내 구원하려는 시도로 규정한다.
'과거가 현재를 구하는'것은 불가능할지라도, 현재의 고통을 통해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고 증언하여 함께 살아가는 책무를 수행하게 한다.
◆예술이란 장식 거부하는 고통과의 동행
박 교수는 예술의 제1 조건은 체계에 순응하는 '장식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체계가 쉽게 받아들이거나 폭력으로 제거하려는 '고통, 흠, 틈, 구멍'을 제거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질서를 유지하려는 체계일 뿐이다. 예술은 그 '흠'을 들춰내는것,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예술은 장식이 될 수 없다. 체계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예술이 아니며, 그것은 장식에 불과하다. 진정한 예술은 고통을 동반하며, 때로는 추하게 보일지라도 은폐된 진실을 폭로하는 데서 그 가치를 찾는다." 예술은 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하는 '고통과의 동행'이다.
예술가들은 체계 속에서 '고기가 된' 인간의 감각을 예민하게 유지하며 진실을 증언한다. 그렇게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다른 이야기 같지만 같은 이야기다.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며 독자를 성찰하게 한다.
한강 문학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고 윤리적 성찰을 촉구하는 '마지막 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박구용 교수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게 아니라는 듯이"('소년이 온다' 중)
"우리가 국가야라고 하는 것을
그렇게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
'우리가 국가'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
그럴 수밖에 없고, 달리 방도가 없다
◆광주와 제주에 맡겨진 대한민국 양심
'작별하지 않는다'가 다루는 제주 4·3의 아픔은 '작별하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산 자의 책무를 묻는다.
박 교수는 진실을 기억하는 것이 편안함을 포기하고 고통을 유지해야 하는 '잔인한'일임을 강조한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주인공이 봉합된 손가락의 신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3초마다 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5·18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은 잘린 손가락의 신경을 살리기 위해 '3초마다 한 번씩 바늘로 찔러' 고통을 지속시키는 행위와 같다.
그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유는 바로 이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무감각에 경종을 울리고 인류적 질문을 던지는 '마지막 책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한강 문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또한 단순히 축하하는 것을 넘어, 그 고통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성찰적 태도가 되어야 한다는 강조다.
◆태극기와 애국가의 역설
"그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은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게 아니라는 듯이"('소년이 온다' 중)
박교수는 "우리가 국가야라고 하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국가'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고,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광주 시민들이 국가의 반역자가 아니라, 오히려 이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것, 우리가 이 나라를 만들었다는 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를 끓이고 심장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받고 살아왔습니까. 그들이 바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사람들입니다."
박 교수는 이들의 희생이 곧 우리의 현재를 지탱하는 양심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억울하다', '우리는 가해자가 아니다', '우리는 국가를 파괴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빨갱이가 아니다'라고 외쳤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투명한 바늘이 온몸에 꽂힌 것처럼 고통을 감내했습니다. 제주에서, 광주에서, 장흥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바늘을 타고 수액처럼 생명이 흘러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이 빵을 먹어도 되냐'고 물어봤던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그 어린아이들에게, 이 나라의 대한민국 양심을 맡긴 것입니다."
조덕진기자 mdeung@mdilbo.com 기자 admin@gamemong.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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