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순직한 고(故) 임성철 소방장. 친구이자 동료였던 그를 향한 달리기가 시작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 동호회 '119온트레일'이 준비한 임 소방장 추모 메모리얼 트레일런이다.
동료들은 임 소방장의 마지막 출동 근무지인 옛 표선119센터부터 잠들어있는 국립제주호국원까지 달린다. 많은 사람들이 고인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코스 전체 길이는 아스팔트 도로와 산악로, 임도 등으로 이뤄진 총 55km다. 임 소방장을 기억하기 위해 13명의 주자가 달리고 11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명의 도우미가 보조한다. 
주최 측인 '온트레일'은 행사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혹시 모를 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 코스 사이사이 음료와 간식, 응급처치(CP) 부스를 설치하고 회복지원팀도 별도로 운영한다. 
차도를 달릴 땐 차량을 이용해 주자 가장 뒤에서 호위할 예정이다. 주자 중 4명은 55km 풀코스를 달리며, 나머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지 9명은 1조와 2조로 나눠 번갈아 달리게 된다.

온트레일 대표인 119특수대응단 임홍식 소방장은 "많은 사람과 임 소방장을 기억할 행사를 만들고자 했다. 딱딱한 추모식이 아닌, 추모와 기억을 함께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오션파라다이스예시 1일 제주소방안전본부 동호회 '119온트레일'은 2023년 12월 1일 사명을 다하다 순직한 소방관 故 임성철 소방장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메모리얼 트레일런'을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임성철 소방장 순직 2주기 문 바다이야기 구를 새긴 옷을 입은 동료 소방관. ⓒ제주의소리


정확히 2년 전 이날,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운 화마(火魔)는 숭고한 한 생명을 앗아갔다.
2023년 12월 1일 새벽,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 투입돼 거주자들을 외부로 피신시킨 뒤 소방호스를 잡고 불을 진압하던 릴게임한국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장.
가장 먼저 불 속으로 뛰어들어 생명을 구해낸 뒤 거침없이 타오르는 불길을 향해 멈추지 않고 물줄기를 분사한 그였다. 그러나 하늘이 무심하게도 야속한 화마는 그런 그를 덮쳤다. 
여느 때처럼 도움이 필요한 한 생명에 충실하게 달려갔을 뿐이었던 20대 청년 소방관.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밤 0시 49분쯤 화재 신고가 접수됐고 9분 뒤인 0시 58분쯤 선착대가 도착했다. 도착 당시 불은 이미 1층 높이 창고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여기서 고인은 선착대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 중 1명이었다. 당시 불길이 가장 거세게 타오르던 상황이었지만, 이를 뚫고서 창고 인근에 있던 노부부를 무사히 밖으로 모셨다.
구급대원이었던 그는 사람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화재 진압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직접 개인보호장구를 갖추고 소방호스를 움켜잡았다. 그야말로 두려움 없는 용기였다. 

화마가 창고를 통째로 집어삼켰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압에 나섰다. 그렇게 투철한 사명감으로 불길을 잡아나가던 중 갑자기 건물 처마가 무너지면서 바로 앞에 선 그를 덮쳤다.




이들은 고인의 마지막 출동 근무지인 옛 표선119센터부터 그가 잠들어있는 국립제주호국원까지 약 55km를 달린다. ⓒ제주의소리





고 임성철 소방교 순직 사고가 발생한 화재 현장. / 제주 소방당국 제공.


소방청 주관 합동조사위원회 사고 조사 결과 현장인 감귤창고는 화재에 취약한 목재트러스 구조로 지어졌다. 1960~1970년대 제주에서 지어지기 시작한 감귤창고는 대부분 목조 지붕으로 지어져 화재 시 붕괴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무너진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친 임 소방장은 동료 소방관들에 의해 재빠르게 구조,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목숨을 바쳐 국민 생명을 지킨 한 영웅은 그렇게 별이 됐다.
고인은 2019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소방에 입문, 2021년 고향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제주 소방관이 됐다. 밤낮 가릴 것 없이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나선 그였다.
임 소방장의 순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주사회는 비통함 속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숭고하고 안타까운 그의 희생에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넋을 기리고 명복을 빌었다. 
그와 함께했던 동료 소방관들은 자책과 후회 속 눈물로 그를 떠나보내고 지금까지도 괴로워하고 있다. 매해 이맘때쯤이면 밝고 성실하고 자랑스러웠던 그의 모습이 아른거린단다.
고인의 장례는 제주도장(葬)으로 엄수됐고 정부는 소방교에서 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고인이 끝까지 맡은 바 임무를 누구보다 충실히 수행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고인은 2023년 12월 5일, 국립제주호국원에 안장됐다. 2년여 뒤 그의 동료들은 그가 마지막으로 임무를 수행한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제주호국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성철아, 너 보러 달려간다. 이따 보자!"
故 임성철 소방장을 추모하는 공간(제주소방안전본부 온라인 추모관)

# 다음 기사에 이어집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동호회 '119온 트레일'이 준비한 임 소방장 추모 메모리얼 트레일런 코스. 동료들은 임 소방장의 마지막 출동 근무지인 옛 표선119센터부터 잠들어있는 국립제주호국원까지 달린다. 사진=온트레일. ⓒ제주의소리





출발 전 서로를 챙기고 있는 제주 소방관들. ⓒ제주의소리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