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1_정책주간지 공감 "공정하고 건강한 여행과 문화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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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달 사무실
파랑달협동조합
“명주동 골목길은 현재와 과거가 뒤섞인 묘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펼쳐지는 예스러운 풍경에 자주 걸음을 멈춘다.”(강릉시청 누리집)
강원도 강릉시 명주동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신라시대부터 이미 명주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이후 행정 관아는 물론 강릉시청이 위치한 강릉 지역의 행정 중심지이자 문화 중심지였다. 2001년 강릉시청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새로운 도심이 만들어지면서 활력을 잃은 구도심에 불과했던 명주동은 낡은 건물을 이용한 문화공간이 들어서면서 다시 강릉시가 자랑하는 인기 명소 중 한 곳이 됐다.
2015년 설립한 ‘파랑달협동조합’은 명주동을 발굴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이끌어낸 단체 중 하나다. 파랑달협동조합은 2021년 말 관광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은 데 이어 2022년 5월 문화·체육·관광 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우수사례 발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파랑달은 파도를 뜻하는 파랑(Wave)과 달(Moon)의 합성어다. 강릉을 거점으로 방송·디자인·기획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경력을 쌓은 다섯 명의 여성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명주동 작은정원
강릉 명주동 발굴해 관광명소로 키워
파랑달협동조합이 지역 관광을 위해 운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생활 관광 <시나미, 명주나들이>와 <오죽헌 어사화학교> 등을 꼽을 수 있다.
<시나미, 명주나들이>는 문체부가 주최하고 강릉시와 파랑달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2022년 3년 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나미는 천천히, 느리게를 뜻하는 강릉 사투리다. 강릉 구도심(명주동·남문동·용강동)을 찾은 여행객이 골목의 일상과 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체험하고 잠시 강릉 사람이 돼볼 수 있도록 구성한 관광 프로그램이다.
골목의 정서가 잘 간직된 명주동 골목, 오래된 적산가옥과 한옥, 빨래터, 복개천, 낡은 벽에 새겨진 아름다운 글귀 등을 주민 해설사와 함께 돌아보는 ‘명주 마실 해설사 투어’를 비롯해 마을 주민과 골목에서 진행하는 ‘골목사진사의 인생샷’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명주동 인근의 41개 가게에서 쓸 수 있는 이용권으로 바꿔준다. 이용권은 1000원짜리 10장으로 묶여 있어 필요한 액수만큼 뜯어서 쓰면 된다.
명주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마당을 열어놓은 집을 볼 수 있다. 사유 공간인 마당을 열어 여행객이 잠시 의자에 앉아 쉬어 갈 수 있도록 한 것. 인생사진을 찍어주는 골목사진사는 명주동에 사는 어르신들로 사진 촬영 교육을 수료한 뒤 즉석카메라로 여행자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근현대 의상을 입고 골목길을 산책하는 ‘명주노리’나 태블릿피시를 들고 무선 이어폰을 끼고 골목길을 탐방하는 ‘명주애가’를 선택할 수도 있다.
?명주노리는 2019년에 시작해 많은 여행객과 강릉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여행객이 명주동 골목길의 카페만 들렀다 가는 것이 안타까워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옛 의상을 입고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도 골목 구석구석을 둘러보게 된다는 것이다.
명주애가는 명주동 골목을 산책하는 미디어트레킹 프로그램이다. 태블릿피시로 강릉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문화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강릉 지역 고유 설화의 주인공인 무월랑과 연화낭자는 물론 강릉 출신 위인인 신사임당, 이이, 허난설헌, 허균 등이 등장한다.
▶시나미 명주나들이
▶미디어트레킹 명주애가
“지역에 생기 불어넣는 문화 만들 것”
파랑달협동조합은 강릉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향토 음식이 다채롭게 담긴 요리책 <명주할매밥상>을 발간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한 집안 조리법은 물론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 특별한 감자 요리 등 명주동에 사는 할머니들의 추억이 담긴 요리 비법을 실었다.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오죽헌을 활성화하는 프로그램도 파랑달협동조합이 힘을 기울이는 사업이다.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집으로 우리나라 주택 건축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 속한다.
인사 예절 배우기, 다도 체험, 민속놀이, 초충도 체험, 오죽헌 패밀리가 떴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강릉향교 충효교육원, 사임당전통차문화 등에서 전문가를 초청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죽헌 패밀리가 떴다는 율곡 이이와 그의 아버지 이원수가 연관된 전설 ‘너도밤나무 이야기’를 연기를 통해 들려준다. 초충도 체험은 신사임당이 풀과 벌레를 그린 ‘초충도’를 따라 그려보는 프로그램이다. 초충도를 그린 뒤 화면으로 초충도에 나오는 곤충을 만나볼 수 있다.
파랑달협동조합 관계자는 “강릉의 자연과 역사, 문화의 품 안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에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게 하는 공정하고 건강한 여행과 문화를 지향한다”며 “지역민의 살아 있는 삶과 역사, 문화를 담아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며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이찬영 기자, 사진 파랑달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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